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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생 드라마 / '눈이 부시게' 줄거리

by T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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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는 2019년 JTBC에서 방송했었던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드라마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제55회 백상 예술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연기상 - 김혜자, 여자 조연상 - 이정은이 받았으며 김혜자 님의 드라마 속 내레이션 수상소감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시청하기전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아무 생각도 없이 단지 남주혁이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로 보게 되었는데 제 인생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1화에서 어린시절 한지민이 바다에서 줍게 된 오래된 시계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내용을 보고는 단순한 타임슬립 드라마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내가 생각했던 그냥 그런 스토리가 아니었으며, 극찬할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폭풍눈물을 흘리며 보게 된 드라마입니다. ㅜㅜ

 

 

 

 

우리 삶에서 누구나 겪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와,  지금의 삶이 얼마나 눈부신 것인지,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명작이며, 수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인생에서 꼭 한 번은 봐야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자 배우님은 두말하면 입아픈 연기력과 너무 사랑스러웠던 한지민, 이준하에 완벽히 스며들었던 남주혁, 모든 연기자 분들의 연기력 또한 정말 완벽했으며, 스토리, 음악 등 모두 좋았습니다.

 

 

 

 

내 이름은 김혜자, 지극히 평범한 스물다섯 여자입니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렸다고 공식 홈페이지 나와있습니다.

 

 

방송 기간

2019년 2월 11일 - 2019년 3월 19일

 

방송 횟수

12부작

 

연출

김석윤

 

출연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이 포스팅 아래에는 스포,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내용을 보시지 말고 그냥 드라마를 정주행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꼭 끝까지 보세요. 이해가 가지 않았던 엉성했던 부분들이 모두 이해가 가게 됩니다. 

 

 

 

전체 줄거리 & 뇌피셜

 

25살 김혜자는 아나운서를 지망하지만 실력이 모자라 오빠와 더불어 어머니의 눈총을 받으며 백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밝고 긍정적이며 활달한 성격으로 미용사인 어머니를 돕고 있습니다.

 

대학 MT에 갔다가 놀러 온 기자 지망생 준하의 일침에 낙담하여 울며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동네 집회에 참석했다가 한 할머니를 부축해드렸는데, 할머니의 손자가 준하였으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준하와 친해지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됩니다.

 

 

 

 

25살 김혜자는 어린 시절 주운 오래된 손목시계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시간을 되돌리는 만큼 신체 나이가 더 빨리 흐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다시는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어느 날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시계로 시간을 여러 번 돌리지만 모두 실패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준하와 자주 만났던 한밤 포차에서 술을 마시다 준하를 만나 꼭 구해야 하는 사람이면 몇억 번을 시도해서라도 구할 거라는 준하의 말에 용기를 얻고 수천 번 시간을 되돌린 끝에 아버지의 죽음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렇게 되돌린 시간만큼의 대가로 다음날 할머니가 되어버린 자신과 마주하게 되면서 상심을 하게 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준하의 너무도 현실적인 차가운 말 때문에 포기합니다.

 

냉혹하고 불행한 환경 속에서 살았던 준하가 그래도 살아라는 말을 이렇게 차갑게 내뱉는 모습은 혜자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현실의 삶을 행복했던 기억만으로라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25살 혜자와 추억이 있는 한밤 포차에서 매일 술을 마시는 준하.

 

늙어버린 자신을 못 알아보는 준하의 주위를 맴돌며 늙어버린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준하에게 25살의 혜자는 독일로 떠났다는 거짓말을 합니다.

 

 

 

 

홍보관에서 노래 부르는 준하를 바라보는 혜자의 충격받은 모습이 쓰라리네요.  

 

교통사고를 막았지만 그때의 다리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저는 아버지는 아파트 경비가 되었고, 늙어버린 혜자는 아버지의 도시락을 챙기며 어머니의 미용실 일을 돕습니다.

 

홍보관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차고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게 되고 시계만 있으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억지로 뺏으려다가 실패하게 되며, 홍보관에서 친해진 샤넬 할머니가 죽으면서 준하가 범인으로 몰리게 되지만 혜자와 홍보관에 다니던 노인들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집니다.

 

 

관련 사건으로 홍보관이 문을 닫았다가 보험에 가입한 노인들만 데리고 야유회를 가는 이유를 알게 된 혜자는 남은 노인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노인들과, 준하까지 구출하여 바닷가로 향하고 모두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서 해피엔딩을 맞는다 싶었는데...  바닷가에서 할아버지가 건넨 시계를 받고 새로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엄청난 반전이 등장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나이 든 김혜자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현재와 과거가 뒤섞였던 얘기들이었던 것이며, 자신의 기억만 과거로 돌아갔기 때문인데, 정작 자신은 스스로가 갑자기 늙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치매에 걸린 혜자를 위해 가족 모두가 그녀가 만들어낸 허구 세상에 맞춰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수많은 복선이 깔려있는데 아버지가 택시 운전기사였고 혜자가 사고를 막았음에도 갑자기 경비일을 하게 된 것도 혜자의 실제 아버지는 택시 운전사였지만 아들 대상은 경비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과거를 회상한 11화에서의 김혜자는 젊은 시절엔 아나운서 지망생이었고, 기자였던 준하와 데모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아들인 대상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준하가 민주화 관련 운동과 얽혀 잡혀가 사망하자 꿈을 포기하고 미용실을 운영하며 살아가다 아들 대상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게 되고, 왕따를 당하며 괴로움을 토로하지만 혜자는 그런 아들을 더더욱 차갑게 대하며 독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준하와 똑같이 생긴 요양병원 의사

 

그녀의 이야기 속 효자 홍보관에서 일하는 직원들, 노인들은 모두 효자 요양병원의 환자, 직원들이었으며, 홍보관 이름과 요양원의 이름이 모두 효자였던 점도 현실과 그녀가 만들어 낸 이야기 속 기억들의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계를 찬 할아버지는 실제로 과거 준하를 고문해 죽이고 시계를 뺏어간 경찰이었으며, 요양원에서 혜자가 할아버지에게서 시계를 뺏는 장면이 있었는데 젊은 시절 남편의 죽음으로 찾아간 경찰서에서 시계를 뺏는 장면과 일치합니다.

 

 

시계를 돌려 아버지의 사고를 막았던 것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로 어렸을 적 아들의 사고를 막고 싶었던 엄마였던 혜자의 간절한 마음을 투영한 것이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된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녀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가 있다고까지 믿고 싶었던, 되돌리고 싶었던 시간들.

 

혜자는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과, 본인이 가장 후회했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들의 사건 결말을 자신이 원했던 결말의 허구 세상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평생 외로웠던 사람,,,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해... "

 

 

남편 준하가 갇혀있던 그곳에서 꺼내 주고 싶었고 그러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했던 시간들은 10화 그녀의 상상에서 만들어낸 홍보관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하실에 갇혀있는 준하를 구출하는 내용이었던 것입니다.

 

홍보관에서 노인들을 전부 빼돌리는 장면은 배경부터 실행 장면까지 비현실적이며 상당히 엉성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모든 게 치매였던 혜자의 허구 세상이었던 점이 밝혀지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후 할아버지가 찾아와 시계를 건네며 울며 사과하지만, 혜자는 이미 용서했기에 할아버지에게 다시 시계를 돌려줍니다.

 

7화에서 혜자가 시계 할아버지도 자신처럼 인생의 중요한 사건으로 인해 시계를 돌려 늙어버렸다고 생각하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할아버지는 젊음 하고 뭘 맞바꾸신 거예요?

시간의 돌려서 뭘 바꾸고 싶으셨어요?

가족의 행복? 이미 잃어버린 건강? 못 다 이룬 아련한 사랑? 

뭐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기를 바라요. 

이미 아시겠지만...

모든 일은 그만큼의 대가가 따르니까요."


 

이건 혜자가 자신에게 묻는 말 같기도 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12화에서 혜자는 치매 증상이 심해져 며느리,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요양원 밖에 눈이 내리자 그녀는 대상의 엄마였던 그 시절 늘 하던 대로 길바닥의 눈을 쓸어 담게 되고, 이것을 본 아들 대상은 어린 시절 발을 절었던 자신이 학교 가는 길이 미끄러울까 봐 매일 눈을 치워준 사람이 다름 아닌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그토록 차갑게 대했던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겨 오랜 세월 야속해했던 대상은 어머니가 자신을 늘 걱정하고 사랑했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며 대상은 경비일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가 어머니와 같이 살기로 하며, 집을 알아보러 다닙니다.

 

요양원에서 휠체어를 밖에 있는 혜자와 아들 대상은 대화를 하는데 여전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대상은 "어머니는 살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하셨어요? "라고 묻게 되고, 혜자는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때인 남편 준하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시간 아들과 손을 잡고 마중 나가는 그때를 떠올립니다.


" 대단한 날은 아니고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어요.

온 동네 다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놓고 

 

그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가요.

그럼 그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져요.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그때가.... "

 


 

 

아들 대상의 내레이션이 흐르고

"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십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쩌면 당신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 속에 살고 계신 것 것일지도 모릅니다. "

 

 

 

 

휠체어에 앉아있던 햇빛에 눈이 부셔 눈 조차 잘 뜨지 못하는 혜자는 바닷가에 서 있는 남편 준하를 보게 되며 젊은 혜자의 모습으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준하와 눈물을 흘리며 재회합니다.

 

 

 

"이제 여기서 나랑 같이 있자, 어디 가지 말고..."

 

그리고 혜자의 내레이션이 흐릅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하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이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 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니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드라마 중 대부분 결말이 허무한 경우가 많았는데 자신을 제일 빛나게 했고, 행복했고, 그리웠던 준하를 만나는 25살의 젊은 날의 혜자의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너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장면이었고, 내레이션도 좋았습니다. 

 

 

암담한 현실에 살고 있는 혜자와 준하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밤 포차에서 '좋은 날'이라는 소주를 마십니다.

 

그리고 혜자의 미용실의 이름도 '행복 미용실'이며, '효자 요양원', 무지개, 오로라 얘기 등 드라마 곳곳에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드라마로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고, 지금의 내 삶이 매일 똑같은 일상일 지라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지금 이 젊음이 얼마나 빛나는 날 들인 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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